추억의 산지 탐석기

2012년 10월 12일

   시인 청완 김석님께서 지인들과 함께 탐석을 가자고 제안하셨다. 탐석 일행은 청완 김석님, 월강 주원규 시인님, 박정사님, 김천년 교수님 그리고 기사 담당 필자 다섯 명이다. 탐석 장소를 정해야 하는데 최근 4대강으로 자연 돌밭이 사려져 자연환경에서만 할 수 있는 수석을 탐석할 장소가 거의 없어졌다. 수석은 자연석이어야만 하므로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돌밭이 아니면 좋은 수석을 탐석하기 어렵다.

요즈음 남한강에서는 탐석 장소로 부론을 제외하고는 탐석이 어렵게 되었다. 부론은 너무 많은 수석인이 찾는다. 그래서 일행에 수석 원로 분이 계셔서 오래전 탐석 다니시던 과거로 되돌아가 추억의 산지를 찾아 탐석하기로 했다. 과거 지곡에서 초코석(갈색 주름석)이 많이 나왔다고 하여 일차 탐석 목표 장소를 지곡리로 정했다. 우리는 6시 반에 약속 장소에서 만났다. 필자는 박정사님을 처음 만나 뵌다.

자택은 중국에 있고 가족이 서울에 있어 한국과 중국을 수시로 오가신다. 올해 5월 청완님 일행이 중국 여행할 때 박정사님께서 관광 안내하셨다고 한다. 우리는 언제나처럼 명석의 꿈을 안고 내비게이터 아가씨 안내를 받으며 목적지 지곡리로 룰루랄라 출발하였다. 일기예보에는 아침 9시부터 비가 온다고 하였는데 이른 시간 6시에 벌써 비가 내린다. 연세가 있는 분들이라 내심 걱정은 되었는데 대신 비가 금방 그쳐서 다행이다.

먼저 첫 목적지 지곡리에 도착하니 하류 쪽은 물이 많아 탐석이 어려워 상류 쪽에 차를 주차하여 작은 천을 살펴보기로 했다. 그러나 작은 천들 대부분 제방공사를 하여 돌밭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잠시 내려서 대략 15분간 번개 탐석을 해보았는데 일행 모두 허탕이다. 요즘은 수석인들이 지곡리를 잘 찾지 않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여기서는 탐석이 어렵겠다고 판단하여 철수하였다.
 



지곡리

작은 천들이 대부분 제방공사가 되어 있고 돌밭 형성도 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다시 계란교 쪽으로 이동했다. 청완님께서 다음 추억의 산지로 알아보셨던 장소가 괴곡리다. 그런데 계란교 아래 괴곡리도 내려서 살펴보니 물이 많아 아쉽게도 탐석할 여건이 되지 못했다. 아뿔싸 추억의 산지는 이제 더는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계란교 위쪽 필자가 자주 가는 적곡천 상류로 가서 탐석하기로 했다. 청완님과 김교수님도 적곡천은 이제 두 번째다. 탐석 장소는 필자 소속되어 있는 신촌수석회에서 자주 가는 곳보다 더 위쪽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사실 필자는 선배분 추억의 산지를 내심 기대하며 새로운 돌밭에 희망 가득 부풀었는데 결국은 본의 아니게 최근 자주 가는 적곡천으로 낙찰되자 조금 실망이 되었다. 상류 쪽에 주차하고 일행은 즐거운 탐석에 들어갔다. 주변을 보니 벼가 누렇게 익어 가을임을 확실히 알려준다. 날씨는 비도 오지 않고 비 온 후 쌀쌀할 것이라는 일기 예보와는 달리 그렇게 춥지도 않았다. 탐석하기 적당한 날씨다.
 



괴곡리

물이 많았다. 계란교에서 내려다 본 괴곡리 풍경




기념사진

좌측부터 월강 주원규 시인님, 청완 김석님, 박정사님, 김천년 교수님




적곡리

논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는 전형적인 가을 풍경이다.


우리는 각자 선택한 방향으로 탐석에 들어갔다. 필자는 청완님과 박정사님이 내려가신 하류 쪽으로 뒤처져 쫓아 내려갔다. 계곡의 물이 맑아 좋았다. 처음에는 수석인들의 탐석 흔적이 곳곳에 보이고 수석감도 잘 보이지 않아 허탕치는 것은 아닐까 불안했다. 그렇다고 조급하게 탐석할 수는 없다. 지난번에도 나름대로 선별하여 취석하였는데 대부분 실패하였다. 조바심이 나도 흔들리지 않고 엄선해야 한다고 속에서 필자를 다그친다.

월강 주원규 시인께서 평소 하시는 말씀이 생각난다. 좋은 수석을 탐석하시면 이것은 수석이다. 수석이 맞다. 라고 하신다. 수석과 돌을 분명히 구분하여 말씀하신다. 필자도 욕심으로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고민석이나 돌을 탐석하지 말고 수석을 탐석하자고 다짐한다. 그러다 홈이 깊이 팬 입석 건폭경을 하였다. 아주 뛰어난 것은 아니어도 누구나 보아도 수석으로 볼 돌이다. 드디어 첫 수확이다.

다시 찬찬히 살펴보았다. 물이 맑아 물 아래 돌들이 훤히 보인다. 그러다 새 형상석도 하였다. 날개 부분의 변화가 좋고 머리도 있다. 죽 내려가다 항상 필자가 탐석 시작하던 곳이 나타나 그곳에서 청완님과 잠시 쉬며 탐석한 것을 보여 드렸다. 청완님께서도 삼 층 석탑과 입석 좋은 것 하셨다. 다시 올라가면서 탐석하는데 물속에서 장군바위 한 점 하였다. 항상 하는 입석이라 자신이 없어 청완님께 보여 드렸더니 아주 좋은 수석이라고 말씀하시어 합격이다.

다음 소품 갯바위 경석, 그리고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양석을 한 점 하였다. 양석은 양두만 분명하고 아랫부분이 시원치 않아 처음 내려가며 보았을 때 그냥 놔두었는데 다시 올라오며 눈에 다시 띄어 양석이 될까 하고 찬찬히 살펴보니 양석으로 잘생긴 놈이다. 이렇게 하니 오늘 생각 외로 수확이 좋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봐야 오래 소장할 수석인지 확실히 알 수 있다. 김천년 교수님은 더 상류로 올라가셨는데 대형 초코석(갈색 주름석)으로 겹산 산수경이 나오는 것을 하셨다.

본래 크며 석질 좋고 물씻김 잘된 수석을 좋아하시는데 이곳 좁은 계곡에서 취향에 맞는 수석을 탐석하신 것에 놀랍다. 한쪽에 끼어 있었는데 손으로는 뺄 수 없었고 가져가신 빠루로 빼셨다고 한다. 아마도 일반 수석인들은 돌이 크고 잘 빠지지 않아 그냥 놔둔 것 같다. 일행은 본래 계획하였던 추억의 산지에서 탐석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겠지만 그래도 각자 나름대로 한두 점씩은 한 것 같아 다행이다.

우리는 늦은 점심을 단골 덕산 기사식당에서 했다. 이번 탐석은 마음에 맞는 석우와 함께 하며 탐석 갈증을 풀었고 중식으로 추어탕에 더덕주 막걸리를 곁들이니 즐거운 기분이 한층 고조된다. 여자 주인의 서비스도 좋고 모든 것이 다 그냥 좋았다.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귀경길에 잠시 목계를 들렀다 올라갔다. 올해 5월 청완님과 중국 여행을 같이 한 지인들과 이번에는 한국에서 탐석하며 함께 즐겁게 지냈던 뜻깊은 날이었다.






적곡천

적곡천 상류, 물이 맑고 물속의 돌도 잘 보인다.
이런 곳에서 좋은 수석을 찾아야 한다.




적곡천 탐석

저멀리 탐석에 여념이 없으신 청완님이 보이신다.





석명: 건폭 바위, 크기: 20x10x6, 산지: 적곡천

갈수기라 물이 말랐나 보다. 물이 많으면 폭포가 힘차게 떨어졌으리라.






석명: 새바위, 크기: 20x10x9, 산지: 적곡천

날개부위 변화도 좋고 머리도 있다. 새가 앉아 있는 모습이다.







석명: 갯바위, 크기: 19x7x6, 산지: 적곡천

변화가 좋은 갯바위다.




석명: 장군바위1, 크기: 15x29x12, 산지: 적곡천

입석 장군 바위다.







석명: 장군바위2, 크기: 15x29x12, 산지: 적곡천

입석 장군 바위 뒷면이다. 뒷면도 좋다.







석명: 양석바위, 크기: 21x7x5, 산지: 적곡천

양두가 잘 생겼고 폭포도 흐른다.







석명: 물형1, 크기: 29x15x12, 산지: 적곡천

추가, 위의 장군바위를 눕혀보니 물형도 나오는 것 같다.







석명: 물형2, 크기: 29x15x12, 산지: 적곡천

위 물형의 뒷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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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인의 샘터 참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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