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문양석의 이해

2010.3.20.

  과거 문양석에서는 문양이 단순화고 확실하여 그림의 주제를 쉽게 알 수 있는 것을 주로 하였다. 그러나 해석이 유행하면서 문양이 폭넓게 발전하였고 처음 선돌 구형석에서 문양이 들어 있는 것을 함께 하며 해석에서는 추상 문양이 발달하게 되었다.

해석이 크게 유행하면서 산수경석 위주의 강산석을 하던 내륙에서도 해석을 하면서 초기 잘 이해되지 않는 추상 문양도 하였지만, 점차 과거 문양석에서처럼 그림을 찾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구형의 조건을 갖추면서 축경의 그림 문양을 찾기 어려워 자연히 해석을 하면 추상 문양을 많이 하게 된다.

이 추상의 이해는 아무래도 내륙보다는 해석의 주산지인 남쪽 해안지역에 계신 수석인들이 더 많이 연구했다고 본다. 해석 유행 초기에는 아무 의미도 없는 문양석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문제제기도 있었지만, 수석이 본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라 아름다우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론과 함께 해석인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고는 하지만 본래 수석이 자연의 축경미를 찾는 것인데 추상 문양은 축경의 구상 문양보다는 아무래도 어렵다. 그러나 우리가 해석에서 자주 접하고 있다가 보니 추상 문양에 대한 이해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서 몇몇 수석인들께서 추상석에 대해 검토 연구해 오고 있다. 필자도 추상석(추상 형상석과 추상 문양석) 중에서 추상 문양석에 대해서 석우들과 함께 연구하며 배운다는 취지로 추상문양석을 알기 쉽게 다뤄보고자 한다.

표현의 대상 형태를 계속 생략해 나가 아직 어느 정도 대상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반추상 그림에서 더 나아가 재현의 대상을 염두에 두지 않고 그린 비대상 그림과 의도적인 왜곡으로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표현한 비구상 그림까지 미술계에서는 이런 것을 통틀어 '추상'이라 한다.



석명: 고평원, 크기: 21x17x8, 산지: 남한강


요즈음에는 추상화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구상화와 비구상화로 나누는데 그것은 추상과 구상의 경계가 애매한 그림이 셀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화가가 그리지 않은 자연으로 만들어진 수석 문양에서는 사진처럼 닮은 축경의 문양이 어려워 실은 대부분이 추상문양이다.

그러나 수석인들 눈에 대상의 식별이 가능한 문양을 보통 구상이라 부른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그만큼 수석인들은 문양석을 탐석하고 감상하면서 일반인들보다 그림 보는 안목을 평상시에 저절로 훈련하며 습득하는 셈이다.

추상화의 감상에 대해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그림을 보이는 그대로 감상하기 전에 그림을 그린 작가의 사상과 그림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올바른 이해가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또 하나는 화가가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게 그렸으므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감상자의 과제이고 그저 아름다운 화면인가 아닌가를 판단해서 감상하면 된다는 의견이다.

아무래도 수석에서 추상문양의 감상도 미술계의 논리를 응용해가면 될 것 같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비구상에 가까운 추상문양은 그냥 수석이 아름다운가 아닌가를 판단하여 감상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연의 대상을 알아볼 수 있는 축경 문양의 경우는 그 의미를 파악하여 감상한다.

축경미를 추구하는 수석에서 너무 딱딱한 주제를 갖고 오래 끌면 지루할 것 같아서 이번 글은 간략히 이 정도에서 마무리 지으려 한다. 그간 필자가 소장하고 있던 수석을 갖고 함께 추상 문양을 이해해 보자. 물론 필자의 주관이 많이 섞여 있을 수 있는데 필자의 생각을 참조하여 각자 생각의 관점을 넓히면 좋을 것이다.

아카시아, 9x11x7, 거제 눈 오는 날, 7x8x4, 우배도 매화, 8x8x6, 거제도

점, 선, 면으로 표현된 추상 문양에서 먼저 점으로 표현되는 해석은 보편적으로 많이 응용되고 있다. 소위 꽃돌이 대표적이다. 이런 점 문양석은 점의 색상과 전체적인 느낌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감상한다. 아카시아는 대표적인 꽃돌이다. 멀리서 바라본 꽃이다. 꽃돌은 완전 비구상 추상문양이다. 비구상 추상문양은 모암이 중요하다. 모암과 석질이 좋아야 해석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눈 오는 날은 흰 점이 위에만 존재한다. 왼쪽보다는 조금 더 변화가 있다. 그래서 비록 점으로만 표현된 비구상 문양이지만 하늘에서 눈 오는 모습의 이미지가 느껴진다. 매화의 점은 조금 더 크다. 그래서 가까이서 본 매화나 국화로 의미를 부여했다. 이렇게 같은 점의 추상 문양이라 하여도 각 문양석이 전하는 이미지에 따라 자연이 의도하는 이미지를 파악하고 감상하며 느낀다.

기암괴석, 12x10x4, 남한강

겹산, 8x9x4.5, 왕등도

기암절벽, 12x8x6, 녹도

다음 선으로 표현된 추상 문양석에서 남한강산 기암괴석은 굵은 선의 비구상 문양으로 선뜻 의미를 찾기 어렵다. 자세히 보아 아랫부분을 기암괴석으로 위의 부분을 산자락으로 보았다. 역시 비구상 문양은 석질과 모암이 좋아야 한다. 석질이 조금 아쉬운 석이다. 잘못하면 퇴출딩힐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놈이다.

왕등도 겹산은 겹산의 풍경을 스케치한 것이다. 물론 산의 그림이라 하여도 선으로만 되어 있거나 색이 들어 있어도 단봉산으로 배경이 없으면 밋밋하여 싫다는 석인도 많이 있다. 왕등도 산 문양은 선으로만 되어 있지만, 단봉이 아니고 겹산으로 문양이 적당한 크기와 구도로 들어 있고 모암도 좋다. 이러한 석을 수석으로 취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각자가 소장한 소장석 수준과 취향에 달렸다.

비슷한 크기의 문양석이라면 해석은 모암과 수마 상태가 좋아서 강석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 아무래도 선에 의한 문양은 해석은 녹도 한지석의 가파른 산의 문양과 강석은 남한강 청실미석, 초코실미석 등에서 좋은 석을 볼 수 있다. 맨 위 남한강 산 고평원은 우측에 하얀 실선으로 가파른 절벽의 풍경이 잘 표현되어 있어 추상문양으로도 경석으로도 감상하고 있다. 

비구상 1, 9x7x4, 일광 비구상 2, 7x9x5, 태종대 날개, 13x11x7, 쇄섬

다음 면으로 표현한 비구상 문양이다. '비구상 1'은 사각의 문양을, '비구상 2'는 흑과 백의 색으로 표현하였다. 역시 비구상이라 어떤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비구상 수석 그 자체의 아름다움으로 감상한다. 비구상 2는 굳이 의미 부여를 한다면 흰 구름 정도이나 이미지 전달력이 약하다.

비구상으로 흑과 백의 색조화로 감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런 비구상 문양석은 비구상 2처럼 석질 좋고 모암이 좋아야 한다. 비구상일수록 의미전달이 확실해야 한다. 그래야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마지막 날개는 무엇으로 느껴지는가? 필자는 날개로 보고 싶었다.

문양은 양쪽 날개가 나비처럼 표현된 것이 아니고 우측 날개는 전체가 표현되었으나 좌측 날개는 넘어가게 표현하여 차이를 두었다. 사람은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다. 날개를 갖고 싶다. 또 난해시인 이상의 날개란 시도 생각나는 석이다. 물론 추상이라 각자 다르게 생각할 수 있어 산으로, 또는 노을진 구름 등 느껴지는 대로 감상하면 좋을 것이다.



 

수석인의 샘터 참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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